주부 절도 발생 건수 5년새 2배 ‘껑충’
주부 절도 발생 건수 5년새 2배 ‘껑충’
  • 곽동민
  • 승인 2012.1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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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생계형 범죄 늘어
지난 10월31일. 빠듯한 생활비에 생필품 조차 살 돈이 없었던 주부 A(38)씨는 진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속옷과 치약 등 생필품을 훔쳐 나오려다 보안요원에게 발각됐다. 결국 A씨는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해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A씨가 훔친 물건은 모두 4만6000원 어치였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늘고 있다.

마트에서 생필품을 훔친 A씨가 다가 아니다. 배고픔에 먹거리를 훔치는 경우도 많다.

전과 때문에 취직을 하지 못한 30대가 사과를 훔치다 검거되는가 하면, 6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이 사 놓은 배추를 훔치다 붙잡히기도 했다. 몇몇은 횟집 수족관에서 해산물을 훔치려다 검거됐다.

절도 등 전과가 11건인 B(36)씨. B씨는 이곳저곳을 돌며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전과자라는 신분으로 취직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B씨는 생활고와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3일 오후 진주시 봉곡동 한 노점상이 팔던 사과 13개를 훔쳤다. B씨가 훔친 사과는 약 1만원 상당. 1만원이 없어 사과를 훔친 B씨는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한 60대 주부는 비싼 배추값 때문에 남이 사놓은 배추를 훔치다 검거됐다.

주부 C씨는 초전동의 한 아파트 야외 주차장에서 인근 주민이 1만원 상당의 배추 5포기를 놓아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를 훔쳤다가 덜미를 잡혔다.

지난달 14일에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50대 초반의 무직자가 동네 통닭집에서 8000원 짜리 통닭 한 마리와 바로 옆 횟집 수족관 안에 있던 해산물 1만원 어치를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부 절도 발생 건수는 3101건으로 2006년 1700건보다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입건된 절도 사범 11만1390명 중 7만225명(63%)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에 쪼들린 주부들이 범죄로 내몰린 탓이 크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생활비 마련 등을 이유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모두를 생계형 범죄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민간 자율방범 체제를 강화하고 범죄 취약 지역에 대한 순찰을 늘리는 등 민생치안을 어지럽히는 범죄에 대해 강력히 대처 하겠다”고 말했다.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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