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한 경로당 없다
장애인 위한 경로당 없다
  • 임명진
  • 승인 201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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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시·청각 장애 노인 6000여명…이용불편 호소
“저희같은 사람들도 마음 편히 쉴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청각장애를 가진 박모(81·진주시)씨는 또래 친구들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경로당을 찾을 때가 가장 부럽다.

박씨도 경로당을 찾고 싶지만 선뜻 발길이 내키지 않는다고.

“참 어려워요. 의사소통 문제도 있고, 시선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하죠.”

현재 진주시 관내에 설치된 경로당은 모두 515개소. 각 읍·면·동은 물론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곳엔 흔히 볼 수 있는 시설이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경로당은 그저 부럽고, 상대적 박탈감만 조장하는 시설로 다가오고 있다.

유모(66)씨도 마찬가지. 유씨는 “현실적으로 일반 경로당은 우리같은 사람들이 이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처한 장애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진주시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는 1만7187명으로 청각 장애를 가진 이가 1561명, 시각 장애는 1505명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중 37.6%에 해당하는 6692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으로 집계되고 있다.

농아인 어르신은 수화를 사용하거나 노인성 난청으로 인하여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경로당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어울리기가 어렵다.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농아인협회 및 지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고령으로 인해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유씨는 “대한민국 노인이면 누구나 경로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공평하게 보장을 받는 것이 원칙일 텐데, 맘 편히 쉴 수 있는 쉼터가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진주시내에 버스가 다니는 곳이면 어디든지 전용시설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특정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시설건립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장애를 가지고 계시기에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뒤따를 수가 있고,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2012년도부터 장애인 단체별로 연간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전세자금을 지원해 보다 넓은 공간에서 쉼터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한 시설 건립이 전국적으로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충북 제천시가 청각장애인 경로당 한 곳을 운영하고 있고, 경기도와 서울에도 농아노인지원센터 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강욱모 경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진주시에도 장애를 가진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차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실시해 이용률이 높으면 확대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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