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들인 ‘깻잎세척기’ 창고 신세
거액 들인 ‘깻잎세척기’ 창고 신세
  • 양철우
  • 승인 201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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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제대로 사용 못하고 용도폐기…예산 낭비 지적
밀양시가 10여년 전 거액을 들여 설치한 깻잎세척기가 제대로 사용도 못하고 창고신세만 지다 결국 용도 폐기돼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깻잎세척기는 밀양산 깻잎을 미국에 수출하기에 앞서 잔류농약을 제거할 목적으로 들여왔다.

16일 밀양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6월께 미국 수출용 밀양산 깻잎의 잔류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2억5000만원을 들여 깻잎세척장비 1식을 구입했다. 당시 이 장비는 밀양시가 밀양산 농산물의 국외수출의 창구 역할을 했던 (주)밀양무역과 민간보조사업으로 진행됐다. 밀양무역은 밀양시와 농업법인 등이 공동 출자한 주식회사다.

그러나 이 장비로 깻잎을 세척하다 보니 신선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1장당 세척시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점이 발생돼 장비가동이 전면중단됐다. 그러다 지난 2007년 2월께 밀양무역이 수출부진에 따른 경영악화로 파산을 하고 채권포기에 따른 대가로 얼음골유통영농조합법인이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얼음골유통법인도 지난 2009년 파산해 깻잎세척기는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밀양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장기관 보관되는 신세가 됐다.

깻잎세척기는 밀양산 깻잎의 잔류농약을 세척해 미국 수출용을 만들겠다는 취지 때문에 일부 농가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외면하고 추진한 사업이다. 그러나 결국 한치 앞을 보지 못한 행정 때문에 이 창고에서 저 창고로 창고신세만 지다 거액의 혈세만 날리게 된 꼴이 됐다.

특히 농업정책에서 현실성과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은 퍼 주기식 민간보조사업의 허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로 지목되고 있어 향후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장비는 현재 밀양농협에 무상임대된 상태다.

밀양시 관계자는 “깻잎세척장비 노후화로 현재 정상가동이 불가하고, 사후관리 기간 5년도 지났다”며 “단순 철거나 폐기에는 비용이 발생돼 인수 및 사용 의향 법인 등을 물색하던 중 밀양농협에 무상 임대된 것”이라고 밝혔다.

밀양농협 관계자는 “현재 해체(깻잎세척장비)해 보관 중이며 농산물유통센터 사업이 진행되면 장비 전체를 보완 수리해 사용할지, 일부 부품만 사용할지는 결정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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