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큰줄땡기기 줄 규모 축소 여론 고조
의령큰줄땡기기 줄 규모 축소 여론 고조
  • 박수상
  • 승인 2015.02.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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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령화에 인구 감소 겹쳐 제작 어려움
세계에서 가장 큰 줄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의령큰줄의 규모를 현실에 맞도록 축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20호인 의령큰줄땡기기는 1975년부터 지역축제인 의병제전 주요 행사로 개최해온 경남의 대표적 전통민속놀이다. 물론 의령큰줄은 200년 이상 된 의령의 전통문화유산으로 1910년까지 정월대보름날 연례행사로 개최하다 일제강점기 때 일시 중단됐다.

의령큰줄은 2005년 4월 기네스북 등재 당시 길이 251m, 둘레 5~6m, 무게 54.5톤에 달했다. 세계에서 천연소재로 만든 가장 큰 줄로 기록됐다.

의령 큰줄 제작에는 의령군내 13개 읍면 232개 마을별로 수 천여 명의 주민들이 작은 줄을 꼬는 것을 시작으로 소요되는 볏짚만도 1400동(50톤), 줄을 만드는데 꼬박 한 달여가 걸린다.

이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마을별로 큰 줄 제작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각에서 줄의 크기를 축소하는 개선방안을 비롯한 향후 보존대책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의병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3년만에 개최된 큰줄땡기기에 등장한 큰줄은 10년 전 세계기네스북 등재 당시의 큰줄(길이 251m, 무게 54.5톤)에 비해 길이 130m, 무게 50톤으로 축소됐다.

이는 최근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에다 인구감소로 인해 실제로 줄을 제작하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농촌 마을별로 할당된 작은 줄을 만드는데 고령의 할아버지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이마저도 멀지 않아 주류를 이루고 있는 노년층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면 의령 큰줄 제작은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의령읍에 사는 이모(52)씨는 “의병제전의 백미이자 경남의 대표 전통민속놀이인 의령큰줄땡기기를 후대에 길이 전승 보존하기 위해서는 흥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동·서군의 수 천명이 줄을 당겨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승패를 가릴 수 있도록 줄의 규모를 축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주민들 역시 군민과 향후, 관광객 등 8000여명 전후의 인파가 줄을 잡고 매달려도 매번 꼼짝하지 않는 큰 줄은 줄땡기기 특유의 재미를 못 느껴 그나마 동참하는 사람이 줄고 있어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만으로 만족하고, 이제는 규모를 줄여 지역 현실에 맞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의령큰줄땡기기 보존회 관계자는 “ 보존회 임원과 회원들을 중심으로 군민들의 큰 줄 제작에 따른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는데다 2017년 행사부터 3분의 1가량 축소하는 방안을 포함해 점차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수상기자susa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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