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대통령 기자회견
[천왕봉]대통령 기자회견
  • 경남일보
  • 승인 2024.05.08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기 논설위원
헬렌 토머스. 백악관을 50년 출입하며 케네디부터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취재했던 전설적인 여기자다. 201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펜을 놓지 않고 기자로 활동했던 그녀는 ‘대통령 기자회견’ 하면 으레 상징처럼 회자되곤 한다. 거침없는 송곳 질문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을 긴장케 해 대통령 기자회견의 중요성을 각인 시켰기 때문이다.

▶헬렌은 저서를 통해 숱한 어록도 남겼다.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없는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대통령에게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왕이 된다”고 했다. 기자의 질문은 국민의 궁금증과 국민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국민이 위임한 권리다. 해서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은 없다. 아무리 곤혹스런 질문이라도 권력자는 진실하게 답해야 마땅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꼭 1년 9개월 만이다. 총선 참패 이후 민생을 챙기고 국정기조를 전환해 새롭게 출발할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2년 동안의 소회와 각오를 밝히고 채상병·김여사 특검, 의료개혁 같은 민감한 현안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주제도 제한 두지 않겠다니 두고 볼일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지, 아니면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지다. 용두사미로 끝난 도어스테핑과 총선까지 이어진 ‘불통’ 이미지는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하지 않아서다. 예민하고 날카로운 기자의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지언정 진지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생생한 기자회견을 우리는 기대할 수 없을까. 한중기 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