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7,50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4.15(월)4.12(금)4.11(목)4.10(수)4.9(화)4.8(월) 오늘의 저편 <10> 그 소리에 맞추어 진석은 숲이 우거진 방향으로 몸을 잽싸게 꺾었다. 발을 떼어놓으려다 돌부리를 찼다. 앞으로 맥없이 넘어질 뻔했는데 간신히 중심을 잡았다. 그러다간 뿌리가 박혀 있지 않는 돌덩이를 건드렸다. ‘투루룩’ 하는 돌의 파열음이 순사의 귀에 정확하게 꽂혔다. “게 서지 못해?” 산자락을 물고 있는 오르막산길로 와락 달려온 순사는 숲으로 들어가는 진석이와 민숙이를 보고 말았다. “오빠, 나 내려줘요. 빨리.” 민숙은 진석의 등에서 내리기 위해 몸을 뻗대었다. “무슨 소리야?” 진석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이러다간 우리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20 오늘의 저편 <9> 학동 뒷산으로 단숨에 갈 수 가는 지름길 같은 건 없었다. 자전거길이 따로 있는 건 더욱더 아니었다. “그래, 걱정하지 마.” 쿵쿵거리는 민숙의 가슴진동을 느끼며 진석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오빠, 이제 내려주세요.” 산자락이 가까워지면서 길이 평평해지자 민숙은 걸어갈 자신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런 발로 걷는 건 무리야. 집까지 업어 줄게.” 진석은 목을 오른쪽으로 돌려 민숙의 발등을 보았다. 벌써 많이 부어오르고 있었다. “괜찮아요. 오빠, 빨리 내려 주세요.” 진석의 등에서 베나온 땀을 가슴으로 느끼며 민숙은 마음이 아렸다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20 오늘의 저편 <8> 집으로 향하고 있던 화성댁은 마을 쪽으로 되돌아오는 순사를 발견하곤, “저 여우같은 놈이……!”하는 소리를 뇌까리며 휘청거리는 몸을 간신히 세웠다. ‘여주댁에게 되돌아가서 계속 싸우는 체해야 할까?’ 화성댁은 떨리는 다리로 뒷걸음을 치는가싶더니 몸을 홱 돌려 팔을 앞뒤로 세차게 흔들며 뛰듯이 걷기 시작했다. ‘지금쯤 뒷산 깊숙한 곳까지 도망을 쳤을 거야. 암, 둘 다 기운이 펄펄 솟구칠 나이가 아닌가. 산을 넘고도 남았겠다.’ 화성댁은 주먹을 불끈 쥐며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자전거 소리가 바로 등 뒤까지 따라와 있어서 날아가지 않 연재소설 | 이해선 | 2012-03-29 15:19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371372373374375376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