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2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지난기사검색] 전체7.8(월)7.5(금)7.4(목)7.3(수)7.2(화)7.1(월)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무게의 힘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무게의 힘 유목(幼木)어린 사과나무 가지에 무거운 돌을 매달면 튼실하고 당도 높은 과실이 열린다네봉제공장 순이, 신발공장 금자의 눈물은 동생들 학비에 아버지의 소가 되었지조영래(1958∼)공중에 떠 있는 돌덩이의 풍광이 예사롭지 않다. 바람의 보법을 온몸으로 견뎠을 돌의 감정이 소슬하게 전해지는 모년 모월. 계집애가 뭔 공부를 하냐며, 당치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꿈을 접은 채 단단한 눈물방울 꿰차고 아버지의 소가 되었던 순이랑 금자는 70∼80년대 당시, 나라 경제성장과 가정의 밑거름이 된 이름들이기도 하다.지금은 도처 자식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7-08 15:42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세세연년(歲歲年年)박노정(1950∼)이 작은 찻잔에내 눈길 꽂힌 지 수십 년,내 입술 닿은 지도 수십 년이다세세연년한마디로 줄일 뿐이다절대 고독과 궁핍 그리고 상처, 이별, 그리움 등. 애달프고 쓰디쓴 통증의 이름은 이 땅 시인들의 본적임이 분명하다. 여기 소멸 직전에 놓인 작은 찻잔 하나가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물의 형상을 통해 사랑의 동의어를 슬며시 내밀고 있는 것인데, 바로 ‘눈길’이라는 단어다. 문득 스치는 기억에 머물러 오랜 세월 자꾸 눈길이 간다는 말. 위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7-01 09:36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벼랑의 삶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벼랑의 삶 벼랑의 삶 -나석중(1938∼)장하다, 벼랑의틈 하나 놓치지 않는삶, 눈물겹고나어떤 안간힘의 기척이 단번에 느껴지는 건 왜일까. 수직 형식을 갖추었으니 저 가파른 지형을 벼랑이거나 아니면 절벽이라 해도 좋겠다. 시인의 발걸음이 당도한 지점은 어디였을까. 허공을 거처삼아 아찔한 중심을 잡고 버팅기는 애기똥풀이었다가 벼랑의 입장으로 순간 이동한다. 균열로 발생한 제 몸의 일부를 열어 누군가에게 ‘뿌리의 방’이 될 줄 알았겠는가 말이다. 삶은 이다지도 예측불가임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디카시에서 생명에의 외경과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6-23 08:56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의 흔적을 가늠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생의 흔적을 가늠 -김영빈(1974∼)아무도 못살 것 같던 척박한 땅에서초가 수북하게 꽂힌 생일케이크를 만났다.어둠이 해를 끄고 반딧불로 불을 붙이면저들만의 생일잔치가 벌어지겠지.치열했던 생의 흔적을, 초의 개수로 짐작해 본다.시인의 기발한 포착으로 인해 올 봄, 지상에 불 밝힌 클로버에서 생의 흔적들을 가늠해 본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세요, 어머니!’ 여든세 개의 초를 꽂는 동안 반딧불이 같은 희미한 얼굴들이 모여든다. 오랜 세월 협곡을 지나온 것이 틀림없어. 툭툭 불거진 관절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 요양원 사람들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6-16 09:03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단한 잠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고단한 잠 -김남호빈 밥그릇 안에 들어가허기를 덮고 잠든 개삼시세끼의 길은 멀고도 험해서스스로 한 끼의 밥이 되어 허기를 속이는저 고단한 잠이여!‘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면 퇴직)’, ‘사오정(45세가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놈)’, ‘삼일절(31세면 절망)’, ‘청백전(청년 백수 전성시대)’, ‘취집(시집으로 취업 해결)’과 같은 단어는 2000년 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실업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이는 말이다. 자본에 따라 계층이 구분되는 이 사회에서 허기진 배를 끌어안고 빈 디카시 | 경남일보 | 2015-04-30 15:19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2122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