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학부모 등이 초장지구 이전 설립 대안 제시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움직임에 교육계 안팎에서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한때 통폐합 대상학교로 거론됐던 지역의 작은 학교가 총동창회와 학부모, 지역주민의 노력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진주 도동지구에서는 도동초등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지난 1953년에 설립, 60여 년 동안 4000명이 넘는 동문을 배출했다.
그런 이 학교가 작은 규모로 인해 지난해에는 인근의 학교와 통폐합 소식이 전해졌다. 진주의 동지역 학교 중 처음으로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학교의 역사와 동문의 자부심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면서 동창회와 학부모, 지역주민이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고군분투 끝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학교 인근 초장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진전되면서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됨으로써 ‘이전 설립’이라는 새로운 대안이 등장한 것.
총동창회,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이전 설립해야 한다는 뜻을 모아 도교육청에 전달, 장재초등학교는 일단 통폐합 대상학교에서 벗어났다.
도교육청 또한 새로운 학교를 설립하는 것보다 바로 인근의 장재초등학교를 이전, 설립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4년 9월 완공예정으로 조성중인 초장지구는 지구 내에 대단위 공동주택 단지와 단독주택용지가 들어서면서 초등학교 설립 수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맞춤형 학습이나 체험 위주 학습 등 큰 학교에서는 쉽게 하지 못하는 일들이 이 학교에서는 가능하다. 학력수준 향상을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방과 후 한 시간씩 디딤돌 교실을 운영하면서 개별 학생별로 맞춤형 수업을 강화하는 한편 인성교육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 교육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은 학교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부각시킨 것이다.
총동창회, 학부모와 격의 없는 소통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감도 높여 나가고 있다.
서영순 교장은 "학교가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아이들이 다니고 싶고, 다니기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태 동창회장은 “통폐합 대상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동창회에서도 802명의 동창회 서명을 받는 등 물심양면으로 모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다해 왔다”면서 “후배들이 보다 좋은 교육 여건 속에서 훌륭하게 자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학교 이설 문제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미 도교육청은 자체투자심사를 마쳤고 7월 중으로 교과부의 학교 설립에 관한 중앙재정투융자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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