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운동 '창원 흑우연맹’ 독립운동 재조명
무정부운동 '창원 흑우연맹’ 독립운동 재조명
  • 김순철
  • 승인 2024.05.26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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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6명 발굴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
경남도가 잊혀진 경남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국가보훈부에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했다.

도는 일제강점기 재일 유학생 박열 등에 의해 조직된 아나키즘, 무정부주의 운동 단체인 창원 흑우연맹 아나키스트 6명을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독립운동가들은 반일·반공산주의적 민족운동이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1920년대 후반∼1930년대 중반까지 조선인 아나키스트 운동을 주도했다. 아나키즘(anarchism)은 무정부상태를 뜻하는(anachy)에서 비롯해 무정부주의로 번역되며 일제강점기 일제에 저항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개혁하고자 한 운동이다.

창원 흑우연맹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1928년 5월 창원지역을 중심으로 조병기, 손조동, 김두석, 박순오, 박창오, 김두봉, 김상대 7인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이다. 이들은 독서구락부를 조직해 아나키즘 이론을 연구하며 창원 지역에 항일독립운동 사상을 선전해 오다가 경찰의 탄압으로 1929년 5월 검거돼 9개월간 모진 옥고를 치뤘다. 하지만 그동안 아나키스트들에 의한 항일독립운동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나키스트가 ‘무정부주의자’로 번역돼 모든 사회체제와 지배체제를 거부하는 극단적인 사상가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역 아나키스트들의 항일 독립운동은 국가중심의 독립운동사 속에서 잊혀져 왔다. 실제로 창원 흑우연맹 7인 중 독립유공 서훈을 받은 자는 박창오(대통령표창, 2023)가 유일하다.

경남도에서는 지자체 최초로 직접 도내 독립운동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오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같은 독립운동 사건에 참여하고도 아직 서훈을 못받은 창원 흑우연맹 아나키스트 6인을 발굴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의 독립운동 활동을 입증하기 위해 유족과 긴밀하게 협조해 1929년 당시 창원 흑우연맹 사건을 다룬 부산지방법원 마산지청 ‘판결문’과 ‘집행원부’을 확보했고, 1929년 당시의 신문기사, 관련 논문을 분석, 이들의 활동을 항일독립운동의 관점으로 재조명하는 공적서를 작성해 국가보훈부에 제출했다. 도는 독립운동사건들을 지역의 관점으로 재조명하고 무명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신종우 복지여성국장은 “험난하게 독립운동을 했던 지역 아나키스트들의 공적이 이번 서훈신청을 통해 제대로 인정받길 기대하며, 잊혀진 항일 독립운동 사건과 독립운동가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순철기자 ksc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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