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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13)
“이리 될 줄 알아서 시원하게 약속이라도 미리 해줄걸”호남은 양지의 앙상한 손을 굳게 잡은 채 뜨거운 입술을 눌렀다. 메마른 손등이 온통 눈물로 젖었다.“제발 살아나기만 해라. 우리가 살 집은 뒤에 지어도 된다. 언니의 약속은 칼같이 꼭 지킬께.”호남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12)
어느덧 오빠가 어깨를 들먹거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덩치 큰 장년의 남자가 체면도 위세도 아랑곳없이 사그라드는 불꽃을 되살리기 위한 간절함을 자아낸다. 이미 양지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비통함이 절절하게 울려나오는 음성이다. 애절한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11)
언젠가 아버지가 말씀하셨듯이 인생이라는 환각, 환상의 바다를 건너 또 어느 곳 어느 형상의 시절 인연으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지요. 저는 이 무망과 허무를 안고 이제 …….겉보기는 침착했지만 새삼스런 안타까움에 떨던 양지는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10)
짐짓 무거운 음성으로 실토를 한 아버지는 서류봉투 안에든 은행 통장과 도장을 꺼내더니 양지 손에다 쥐어주었다. 기막힌 심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던 양지가 상처에서 나오는 통증만도 아닌 안타까운 표정으로 아버지를 흘겨보며 소리 없이 말했다.- 아버지-.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9)
하필이면 자매들끼리 싸우다가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는 수치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눈이 마주칠 까봐 눈을 뜨기도 부끄러운 가운데 한없는 회한만 밀려오고 밀려갔다.‘아, 생이란 이렇게 후회로 마감하게 되어있는 것인가. 할 수만 있다면 우직하고 헌신적이었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8)
양지의 타이름은 고조되어있는 살기의 표면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호남이 휘두르는 몽둥이가 이곳저곳에서 부딪칠 때마다 무언가가 파기되는 소리를 이끌어 낸다. 피하고 공격하는 몸놀림들이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유연하다. 말이 그렇지 이건 춤이 아니다. 살상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7)
이참에 귀남의 버릇을 고치기로 작정하고 왔던 것처럼 성큼 다가선 호남이 키 작은 귀남의 멱살을 바짝 조여서 들자 호남의 턱밑에서 귀남의 모습은 고장 난 인형처럼 버둥거렸다. 그렇지만 꼿꼿하게 얼굴을 추켜들고 호남을 쏘아보는 귀남의 눈길에도 필살의 독기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6)
“너는 싫어서 안했고, 호남이는 한 번 해봤는데 나한테는 와 아무 말도 안하는데?”“뭘, 우리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이유를 알아야 시인을 하고 사과를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이가.”“나더러 처녀 귀신으로 같이 늙어죽자는 건 아닐 건데 와 걱정 한 번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5)
뒤따라 들어 온 호남은 선참으로 귀남을 후려 보며 따졌다.“언니 니 어제 어데 갔다왔노?”“어데 갔다 왔으면 내가 언내도 아닌데 일일이 니한테 보고하고 댕기야 되나?”“진양호 찻집에서 누굴 불러냈더노 그 말이다.”굳은 얼굴로 호남을 주시하고 있던 귀남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4)
“야, 이 개만도 못한 년아. 난 그래도 너처럼 잡년으로 놀지는 않는다.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새파란 애들 데리고 놀면서 나잇살이나 처먹은 게 돈이면 다냐? 나 나무랄 자격 있는 년이냐 넌?”친자매라는, 천륜의 튼실한 줄을 자르는 차마 입에 올려서 안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3)
겉만이라도 화목한 자매들의 분위기에 감동한 모양 말없이 듣고 있던 귀남은 술에 약한 대로 아까부터 머리를 흔들면서 발그레 홍조 띈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녀의 잔 몸짓은 무언가 생각이 끓고 있을 때 보이는 그녀 특유의 전조였다.“참 좋은 말이다.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2)
“언니가 하고 싶다는 사업도 좋은 뜻인 줄은 아는데 우리들 힘으로 시작하기로는 무리가 있어. 내가 도와주는 액수 정도로는 택도 안 되게 돈도 많이 들 건데,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언니가 전에 해본 공장을 다시 해보던지 대리점 같은 걸 다시 해보는 건 어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1)
양지는 그때 엉뚱하게 고향의 찬샘을 떠올렸다. 비록 규모는 형편없어도 용재네 남매들과 어울리던 수연의 모습이 정답이다. 사랑과 평화가 있는 곳 양지에서 건강하게 자라나는 아이들. 산과들을 헤쳐 다니면서 떠들다 저녁이면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집으로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600)
자기 행동을 인정해주는 말이라 여긴 귀남의 침묵으로 입씨름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잠시 후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귀남이 또 어린애가 칭얼거리듯 한다. 처음부터 이럴 경우를 예상해서 넓은 홀 구석자리를 잡았던 터였고 지금은 손님도 별로 없는데 귀남의 바닥
경남일보   2018-03-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9)
“좀 참아주자 바쁜 사람아이가. 그리고 언니도 그 담배 좀 그만 피우고 끊어라. 건강에도 안 좋다는데, 줄담배를 피우고 그라노. 요새 사회적 관심사도 맨 금연 그쪽으로 쏠리더라.”담배를 물고 있던 귀남이 입술에서 담배를 빼들며 대뜸 양지를 노려보았다.
경남일보   2017-12-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8)
하 씨의 말 속에는 자신의 신분에 빗댄 억하심정도 포함돼 있어 울림이 깊다. 그러나 어쩌랴, 물질문명의 발달로 생활이 편리해진 반면 이기적인 개인주의에 의해 인명경시 풍조는 예전과 다르게 빈번해진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다. 그래서 양지는 자신의 미력이
경남일보   2017-12-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7)
“고모! 어쩜 그런 일이. 설마 설마 했더니 제가 집사 아주머니한테 들은 말이 사실이었군요.”영석은 깜짝 놀랐고 어이없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듯 했다.“네 반응이 그렇게 나오는 걸 보니 몹쓸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우선 안심이다.”“고모, 사실은
경남일보   2017-12-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6)
망설이던 양지는 고종오빠의 손자 이야기를 했다.“아이구 두야. 지금 그럼 수연이 옆집에서 키우고 있다는 거네? 오빠도 언니도 몰래 감쪽같이. 도대체 이유가 뭔데?”“자세한 건 나도 몰라. 니가 주영이가 보고 싶다고 울부짖던 것과 같이 쟤들도 격한 감정
경남일보   2017-12-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5)
“작가가 뭐 물어보고 글 쓰나? 아무튼 너 만나서 털어놓고 나니까 내가 얼마나 끙끙 혼자서만 앓고 살았는지 실감이 난다.”“그러니까 동지가 필요하고 소통은 지름길이야. 너네 고종오빠 장 현동씨도 명성이 자자한데, 너들 외사촌 고종사촌끼리 일 내겠다.
경남일보   2017-12-12
[연재소설] [박주원 장편소설] 갈밭을 헤맨 고양이들 28 (594)
"너와 한 집에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교류하는 친구들이며 선후배들 모두가 감동하는 훌륭한 글 문도 이제 틔웠지 않나.”“애 봐라 까짓 걸 가지고 뭘 그리 확대해석을 하노. 소쿠리 비행기 좀 그만 태아라.”“아무나 말하지 않는 그 겸양의 미
경남일보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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