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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7>
남쪽 깊은 곳까지 쳐들어갔던 인민군들은 퇴로를 타단당한 채 당장에 갈 곳이 없어졌다. 놈들은 주로 산에 숨어 지내다 밤을 틈타 마을을 습격하곤 했다.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전선도 없는 전쟁이 휘말린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뒷산을 등지고 있는
경남일보   2012-08-1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6>
머리를 마구 흔들어대다 말고 민숙은 진석에게 다가갔다. 쪽지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후끈 달아오른 것이었다. “제일 가까운 절이 어디지?” 진석은 뒷걸음질을 치며 중얼거렸다. “아기를 절에다 맡기래요?” 민숙은 볼멘소리로 반문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버릴
경남일보   2012-08-1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5>
“민숙아, 일단 아기를 보살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진석은 아기가 너무 조용하게 있어서 은근히 마음이 쓰였다. “이년아, 그 아인 문둥병자 새끼다.” 딸이 아기를 안으려고 하자 급기야 화성댁은 입에 거품을 물었다. “예엣!” 민숙이가 아기에게서
경남일보   2012-08-0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4>
다음 날 새벽 화성댁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 ‘설마, 이 사람들이?’잠결에 눈을 외손자에게로 돌리던 그녀는 어미와 나란히 잠들어 있는 아기를 보며 눈꺼풀을 번쩍 들었다. 단걸음에 아기 울음소리가 나고 있는 대문간으로 달렸다.‘이래서 머리
경남일보   2012-08-08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3>
“빈집이라도 찾아보면 먹을거리가 없지 않을 텐데 그래 산부한테 맹물만 먹이는 거요?”화성댁은 혀를 찼다. 새로 태어난 생명에게 마음이 끌리는 건 인지상정일까? 심보 얄궂게도 아이의 얼굴에 벌써부터 나병징후가 보이는지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걸까? 해산어
경남일보   2012-08-0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2>
밧줄을 단단히 묶은 진석은 목매달기 전에 학동으로 얼굴을 돌렸다. 핏빛이 서려 있는 두 눈에선 금방이라도 핏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았다.‘아니, 안 돼. 안 되긴 뭐가 안 돼. 난 못 본 거야. 죽을힘을 다해 뒤따라갔지만 한발 늦었더라고 그렇게 말
경남일보   2012-08-0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1>
“어머니, 오빠 못 가게 하세요.”“김 서방이 어디 죽으러 가니?” 화성댁은 이렇게 불쑥 말해 버렸다. 뱃속에 품고 있던 새 생명을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 어디 보통 일이던가. 하늘이 노래졌다 하얘졌다 하는 고통을 겪고 또 겪다가 이젠 진짜 죽는구
경남일보   2012-08-0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50>
‘더도 덜도 아닌 딱 이 물 한 동이 뿐이다!’.물동이를 머리에 인 화성댁은 딸네로 가지 않고 나환자 부부가 있는 그 집으로 방향을 잡으며 자신에게 주입하듯 중얼거렸다.“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물을 이고 들어오는 화성댁을
경남일보   2012-08-0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9>
오늘의 저편 “저 여자 분도 아기를 낳으려나 봐요.” 소리만으로도 민숙은 상황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녀도 출산일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어서일까. “부정 탄다.” “무슨 일 있었어요?” 양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들어오는 화성댁을 보며 민숙은 촉각을 곤두
경남일보   2012-08-0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8>
“나가시오. 당장.” 말머리와 말허리를 따로 구분하여 챙길 겨를이 없었던 화성댁은 다짜고짜 눈에 불을 켰다. “아, 죄송합니다. 저흰 빈집인 줄 알고 들어왔습니다.” 남자가 얼굴부터 옆으로 돌리며 서둘러 여자를 밖으로 부축해 갔다. “아, 죄송합니다.
경남일보   2012-07-3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7>
진석은 목만 가로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마음을 정해 두고 있었다. 태어날 아기는 절대로 보지 않기로. 한센병이 눈으로 본다고 전염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민숙은 끼니 핑계를 댔다. 딸 해산바라지하랴 사위에
경남일보   2012-07-3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6>
“으, 으악! 누, 누, 누구???” 쌩 소리까지 내며 눈앞을 지나가는 뭔가 때문에 하마터면 민숙은 뒤로 벌렁 나자빠질 뻔했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바람에 일단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기어가다시피하며 남편이 숨어 있을 그 굴로 갔다. 텅 비어 있는 굴속을
경남일보   2012-07-2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5>
화들짝 놀라며 그곳으로 발걸음을 당겨간 화성댁은 정말 숨이 딱 멎는 것만 같았다. 고추밖에 안 되는 그 인민군 두 놈이 사위의 가슴에 총을 딱 들이대고 있었던 거였다.“이 종간나 쌕끼 돌아버린 거 아님둥?” 그러니까 방금 전의 그 인민군 중 좀 큰놈이
경남일보   2012-07-2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4>
간이 졸아붙을 대로 붙어버린 화성댁은 쿵쿵 뛰는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숨을 죽였다. 그들의 발소리가 이젠 좁은 마루에서 울렸다. 화성댁은 귀신처럼 발소리를 죽이고 뒷담으로 장소를 옮겨갔다. 손바닥 크기의 텃밭이 상치를 키우며 기다리고 있었다. 밭고랑으
경남일보   2012-07-2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3>
진석은 아버지 김 씨가 숨어 지내던 그 굴속으로 들어갔다, 민숙이와 화성댁은 바로 그 옆의 굴속으로 몸을 숨겼다. 밤이 깊은 덕택인지 주위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짙은 구름 사이로 숨어다니던 달은 어느 샌가 남쪽하늘로 미끄러져 있었다. 집으로
경남일보   2012-07-24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2>
경남일보   2012-07-2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1>
집 뒤채로 괭이걸음을 하던 화성댁은 흠칫 놀랐다.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발걸음을 소리 나는 곳으로 당겨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장모님 모시고 빨리 피난을 가.”뒷방에서 나온 사위의 목소리였다. “그럴 순 없어요.”방문 앞
경남일보   2012-07-2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40>
화성댁은 딱 이렇게 정리했다. ‘고등고시는 핑계다.’ “이년아, 빨리 문 열어라. 이 어미 다 알고 왔다.” 동네가 텅 빈 판국에 신경을 쓸 남의 귀도 없었다. 화성댁은 숫제 선수를 치며 굳게 잠긴 대문을 주먹으로 두들겨 댔다. “무슨 일이세요? 어머
경남일보   2012-07-1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9>
텅 빈 집을 둘러보던 형식은 문틈에 끼어져 있는 쪽지를 보곤 곧바로 처갓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딜 따라가겠다는 거야? 우리 장모님한테 걸리면 뼈도 못 추려.”기어이 형식은 버럭 소릴 질렀다. 순희와 아내의 얼굴이 눈앞에서 돋아났다. 미안한 마음이
경남일보   2012-07-18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8>
피난보따리를 다 꾸린 정자는 사립문으로 목을 길게 빼곤 했다. 남편의 새 여자인 화심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양미간을 찌푸렸다. 둘이 동거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 여자가 남편의 돈을 보고 들락거리는 눈치였다. “엄마, 아빤 왜 안 와? 우리 아빠한테 서울
경남일보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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