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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7>
“아니 사부인 아니세요?” 딸에게 밀려 몸을 집으로 돌리던 화성댁은 바로 코앞까지 와 있는 여주댁을 보고 놀랐다.“아, 예. 그간 무고하셨습니까?” 사실은 빨갱이들의 총성에 놀라 허연 눈을 까뒤집으며 서울을 잽싸게 빠져나온 여주댁이 먼저 화성댁의 뒷모
경남일보   2012-07-1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6>
“피난 준빌하라고? 배가 남산만한 애를 데리고 어디로?” 화성댁은 멀어져 가는 정자를 향해 소릴 지르다간 답답한 가슴을 툭툭 치며 딸의 집으로 달렸다. 정자가 동네방네 외고 다니지 않았는데도 마을은 술렁이고 있었다. 피난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벌써부터
경남일보   2012-07-13
[연재소설] <135>오늘의 저편
오늘의 저편 “아주머니 지금 서울에 난리가 났어요.”“뭐 난리? 무슨 난리?” 화성댁의 눈에선 놀란 불이 번쩍 튀었다.“오늘 새벽에 이북 빨갱이들이 쳐들어왔대요.”도망치듯 몸을 돌리는 어머니를 보며 민숙은 입술을 깨물었다. 죽었으면 죽었지 가여운 어머
경남일보   2012-07-1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4>
그는 단 한 번도 거창한 삶을 꿈꾸지 않았다. 자라는 아이들을 위하여 그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전달해 주면서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싶을 뿐이었다. 남을 미워한 적도, 헛된 욕심을 부린 적도, 도적질한 적도, 남의 여자를 탐한 적도, 불타와 예수를 비난
경남일보   2012-07-1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3>
“어떤 사람이 몹쓸 병에 걸렸대. 소록도로 가야 한다나 봐.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은 운명론자임이 틀림없어. 딱 한 가지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져서 살아야 하는 것이 무지 싫은가 봐. 아내에게 어떻게
경남일보   2012-07-1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2>
“소록도는 안 돼. 차라리 학동으로 가라.” 마루 끝에 서 있던 동숙이가 재빨리 방 쪽으로 몸을 돌렸다. 소록도로 간다는 건 곧 완벽한 단절을 의미한다고 그렇게 생각한 것이었다. 진석은 한번쯤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누이 집에서 나왔다. “따라가
경남일보   2012-07-09
[연재소설] <131>오늘의 저편
오늘의 저편“어머니께서 민숙이를 좀 보살펴주세요.” “넌 뭘 어쩔 생각인데?” “소록도로 갈 생각입니다.”진석은 몸을 일으켰다. 소록도??그렇단다. 치료를 겸한 요양 실태가 개선되어 그 섬을 탈출했던 환자들이 지금을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무엇보다
경남일보   2012-07-0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30>
“어떻게 알았어요?”민숙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사실을 털어놓았다. ‘화!’ 소리를 입 밖에 떨어뜨리며 진석은 눈을 감았다. 가슴속 깊이 감격의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화성댁은 당장이라도 아이를 지워버리라고 할 것만 같아 잔뜩 얼어붙은 얼굴로 사위의 눈치
경남일보   2012-07-0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9>
태동을 할 때까지만 진석에게 비밀로 하기로. “그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자식을 설마 어쩌라고 하겠니?”화성댁도 목을 끄덕여 주었다.필중의 집에 와 있던 진석은 포대기에 쌓인 아기를 보며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의 백일잔치에 초대되어 보기도 처
경남일보   2012-07-04
[연재소설] <128>오늘의 저편
다음날 아침 민숙은 진석에게 학동으로 가서 살자는 뜻을 비쳤다. 밤새 소록도로 끌려가는 남편의 모습에 시달리며 가위눌렸던 것이다. 그 동안 혼자 끙끙 앓았을 남편의 마음을 헤아려 먼저 말을 꺼냈다.“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니?” 넥타이를 꺼내다 말고
경남일보   2012-07-03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7>
‘고것 깨소금 맛이다. 어머, 어머, 어떡해. 이건 아닌데!’ 정자는 남편의 손이 허리께에 닿을 때 가슴이 벌렁거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계속 자는 체를 해야 할지 남편의 손을 뿌리쳐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정말로 얄궂게도 불덩
경남일보   2012-07-02
[연재소설] <126>오늘의 저편
오늘의 저편 ‘말도 안 돼. 어쩌자고 들어오는 거야? 설마 셋이 한방에서?’ 정자는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어머, 자기 어디 갔다 오는 거예요?” “누나, 울고 있었던 거야? 무슨 일이야? 왜 우는 거야? 형하고 싸웠어? 깨가 쏟아진다고 하더니?”
경남일보   2012-06-29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5>
당혹스런 얼굴로 형식은 머뭇거리기만 했다. 아내에게 뭘 사 주기 싫은 건 아니었다. 하지 않던 짓이어서 그런지 왠지 멋쩍었다. “시골엔 내일 갈 거냐? 가거든 할머니께 안부 전해다오.” 형식의 눈치를 살피고 있던 여주댁이 넌지시 말을 꺼냈다. ‘이놈이
경남일보   2012-06-28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4>
“방금 전에 왔어요. 그거 이리 주세요.” 남편의 등 뒤로 가선 객기를 부리듯 숫제 미역을 빼앗았다. 어디에 그런 오기가 숨어 있었는지 그녀로서도 알 수 없었다. ‘흥, 이야기가 이렇게 되는 거였어?’ 미역을 물에 담그면서 정자는 비로소 수향이의 낯빛
경남일보   2012-06-27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3>
“형님, 죄송해요.”수향이가 먼저 정자에게 말을 걸었다.“형님?!”정자는 두 다리의 힘이 한꺼번에 풀려 옴을 느꼈다. 기어이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듯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아픈 자존심을 달릴 길 없어서 주먹을 꾹 쥐며 입술을 질근질근 씹었다.“정말,
경남일보   2012-06-26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2>
“모, 모르는데요?” 형식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그는 지금까지 귀빠진 날이 아니고는 미역국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부엌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있었으니 미역줄기가 있는지 없는지 알 턱이 없었다. “없으면 빨리 가서 사와요.” 노파는
경남일보   2012-06-25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1>
‘설마 서울나들이를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시는 건 아니겠지?’ 그녀 얼굴에 불안감이 엉기고 있었다. “아무 것도 아니다. 첫차 타려면 새벽같이 일어나야 하잖니?” 노파는 정자에게 빨리 잠자리에 들라고 하곤 자리끼 사발을 집어 들었다. 건넌방으로 온 정자
경남일보   2012-06-22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20>
감잎이 땅에 내려앉는 소리에 끌려 정자는 또 사립문으로 목을 돌렸다. 민숙의 집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을 남편의 모습이 눈앞에서 돋아나는 바람에 그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민숙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때 정자는 ‘이젠 살았다’라고 남몰래 부르짖었다.
경남일보   2012-06-21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19>
민숙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필중이 아버지는 목을 반만 끄덕일 수는 없어서 그냥 허공으로 목을 돌렸다. 그러다간 별안간 양미간을 찌푸렸다.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아내의 얼굴이 눈앞을 가린 것이었다. 그가 나병 징후를 처음 보였을 때 혼자만
경남일보   2012-06-20
[연재소설] 오늘의 저편 <118>
사람이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면 굶주림 때문에 발생하는 범죄는 일어나지 않을까. 소록도를 탈출하여 유리걸식하던 나환자들은 약탈을 일삼고 있었다. 그들에게 보리개떡이라도 나누어주었다면 남의 먹을거리에 눈독을 들이지 않고 자유를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경남일보   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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